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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청년 독서모임 시즌3]퀴즈쇼_가벼움 속 깊은 아픔은 언제까지.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2017-09-10 14:56:16조회수 : 778
이 소설을 오늘로 세번째 읽게 되었다. 대학교 2학년이 되어 처음 읽은 이 소설을 유쾌함과 기발함이 가득 한 것으로 남아있고, 작년 즈음 김영하 작가의 대부분의 소설을 읽은 후 다시 읽은 퀴즈쇼는 그의 속도감 있고 매끄러운 문장과 서술에 대한 감탄을 남겨주었다. 좋은 계기로 다시 펼친 이 소설은 여전히 유쾌하고 기발했으며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마지막장을 덮을 수 있었다. 다만, '어제의 책' 책방에서 자기만의 조그만 공간에 앉아있는 민수를 보며 알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이 밀려왔다.
연남동 집에서 살다가 내보내진 평범한 청년 이민수가 겪는 일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다양한 아픔을 응축한 것이다. 대학을 나오고 어디라도 취직해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민수는 취업이 안되어 대학원 진학을 선택한다. 민수의 고시원 옆방녀 수희는 오랜 고시준비 끝에 무엇이 고민이었는 지 말도 못한채 문고리에 목을 메고 만다. 민수에게 사랑하는 사람 지원이 나타나지만 그녀의 배경에 주눅이 들고 도망치듯 회사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는 듯 하지만 마티니라는 작고 견고한 세계는 민수를 현실세계로(게다가 무일푼으로) 쫓아내 버린다. 아는 것도 많고 똑똑하지만 자신의 꿈이 없고, 좁은 공간에서 수행하듯 살아가는 고시생, 조건없는 사랑이란 환상의 개념일 뿐인 이 시대의 청년들. 청춘의 가벼운 이야기, 그 아래 묵직하고 깊은 슬픔이 소설을 읽은 뒤 끈적하게 달라 붙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현대에 와서는 그 변화의 속도는 더 짧아졌다. 그런데 10년 전, 당시가 배경인 이 소설을 지금 읽어도 공감이 되고 마음에 와닿는 것은 내가 그 배경을 경험했고 기억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여전히 방황하고, 볕이드는 창보다 조그만 모니터를 쳐다보고, 많은 것을 포기하는 청춘들의 모습이 10년의 시간동안 별로 변하지 않았다. 퀴즈쇼는 오래도록 명작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서 그 시대의 청춘들이 자신의 현실과 소설을 동일시 하며 공감하지 않고 유쾌함과 기발한 소설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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