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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청년 독서모임 시즌3]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_ 우울과 마주하다
작성자 : 안은지작성일 :2017-10-15 23:57:44조회수 : 859
솔직히 이렇게 우울한 시집일지 몰랐다. 시집이 전반적으로 상실, 죽음, 슬픔, 쓸쓸함 등 우울하고 사람 마이너스하게 만드는 시들로 이루어져있었다. 멋모르고 추천한 책을 읽고 우울우울한 기분을 얻으셨을 모임원들께 죄송스러워졌다
우울하고 부정적인, 마이너스 감정을 다룬 시집이다보니 한 번에 읽히지는 않았다. 그리고 시라는 장르의 특성상(특히 산문시!!!) 마침표가 없어서 읽다가 더 답답하기도 했다. 한 번 읽고 시가 명쾌하게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호흡을 어디서 끊어야 할 지를 고민하고, 이걸로 문장이 끝난 걸까를 고민하고, 내용이 이해가 안가서 읽고,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다보니 정말 고구마 100개 먹은 것 같은 기분에 더해, 시 내용이 주는 상실감과 우울감에 포기하고 싶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다시 한 번 더 모임원들께 사과드립니다.
 
각설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감정들을 마주할 때의 나는 그 감정들을 피하기 바빴다. 그 감정을 처리하느라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의 시들은 우울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감정을 뭉뚱그려 표현하기보다는, 감정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 꼼꼼하게 확인하고, 다시 조각들을 합쳐놓고, 그 사이에서 시인이 발견한 내용을 쓴 것 같았다. 나는 피하기만 했던 우울감을 시인은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 결과 우울감을 멋진 표현으로 서술했고, 우울감을 피하는데 급급했던 나같은 독자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우울감을 마주하면 정신적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에 마주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나 자신을 탓하는 것도, 타인을 탓하는 것도, 외로워하는 것도, 슬퍼하는 것도 나의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그렇기에 내 감정에 오로지 집중하려고 하지 않았다. 덮어놓고 피하기 급급했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힘들어지는 것은 같은 이유였다. 이런 도돌이표같은 에너지 소비와 회피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기분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우울감을 피하기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우울과 직접 마주하여 우울을 관찰하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 때론 우울과 마주하는 것이 피하는 것보다 기분 전환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제 피하지 말고 우울과 마주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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