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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청년 독서모임 시즌3] 82년생 김지영_발견과 깨달음, 그리고 유지
작성자 : 안은지작성일 :2017-09-24 22:29:50조회수 : 760
   82년생 김지영은 김지영씨의 인생을 보여준다. 김지영씨를 소개하며 그녀의 어머니의 삶 역시 소개되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의문이 든다. 김지영 씨의 어머니의 삶과 김지영 씨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 형제보다 뛰어난 학창시절을 보냈음에도 남자형제의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의 학업을 포기하고, 자식의 출산, 양육을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한다. '김지영'이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현실이다. 혹자는 "21세기에 그렇게 사는 여자가 어디있냐. 요즘은 여자들이 더 잘 나간다. 아들가진 부모보다 딸가진 부모가 더 행복하다" 이런 말을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여자들도 그렇게 느낄까?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에 많이 공감하지 못할까 걱정을 했었다. 우리 부모님은 어릴 적부터 나에게 동생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라고 하지도 않았고, 명절 차례나 제사를 지낼 때 남동생만 절을 하도록 시키지 않았고, 집안일을 나에게만 시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지영씨처럼  결혼을 하지도, 출산을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다 덮은 지금 김지영 씨의 삶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 어쩌면 5년 후, 10년 후의 내 모습이 김지영 씨이지는 않을까 불안해졌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화자가 등장한다. 덤덤히 김지영 씨의 삶을 소개하는 사람은 알고 보니 정신과 의사였다. 그는 김지영 씨의 삶을 보고, 자신의 아내를 떠올린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으로서 산다는 것의 고단함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거기서 끝이다. 더 이상의 어떠한 것도 없다. "나의 아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포기한 것들은 안타깝다. 그리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같이 일하는 여선생의 사표를 받으며 의례적인 인사말로서 "다음에도 같이 일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나의 아내"와 "여선생"은 성별이 같은 여자임에도 아내의 경력단절은 안타깝고, 여선생의 경력단절은 당연한 일이다. 과연 그는 진짜로 무언가 깨달은 것이 있는 걸까? 
   깨달았다면 바뀌어야 한다. 본인의 아내가 겪은 부당함을 알았다면, 그와 같은 일이 자신의 회사에서는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에 "미혼"인 직원을 뽑고자 한다. 그동안의 생각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다. 발견했음에도, 부당함을 알았더라도, 그는 그동안의 사고를 변화시키지 않았다. 그가 진심으로 깨달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랬기에 책의 마지막 장면이 더 기억에 남았다.
   생각이 더 많았던 이유는 현실세계에는 의사와 같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동안의 삶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책을 덮으며, "나의 엄마, 나의 아내, 나의 누나, 나의 여동생의 삶이 고단하구나.(끄덕끄덕)" 하고 생각한 후, 그녀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삶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책을 읽고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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